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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09 [디스트릭트9] 우주 최초 외계인 난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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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색다르다.

영화 초반 인터뷰에서도 언급되지만 뉴욕이나 시카고가 아닌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우주선이 불시착했다는 설정만으로도 재밌다. [반지의 제왕]으로 명예와 부를 동시에 얻은 피터 잭슨이 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기대만발이었다. 어떠한 내용인지, 그리고 무슨 영화인지도 모른체 관람한 [디스트릭트 9]은  영화시작 30여분만에 개인적인 SF영화 순위 상위권에 링크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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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평화로운 도시 요하네스버그. 어느날 거대 우주선이 도시 하늘에 나타나 미동도 하지 않는다. 궁금해진 사람들은 우주선에 들어가는데 수많은 외계인들이 그 안에 고립된 체 표류하고 있었다. 아마 어떤 이유로 불시착을 한 듯 하다. 사람들은 외계인을 도시 외곽에 수용하고 공존을 결심한다. 그리고 20년이 흐르고, 더 이상 외계인들은 신기한 존재도, 공존의 대상도 아닌 우리와는 "다른"존재일 뿐이다. 수용된 구역은 슬럼화 되고 도시의 암덩어리로 전락한다. MNU산하 외계인 담당부서는 이들은 보다 먼 곳으로 이주시키기 위한 계획을 세우게 되고, 그 과정에서 외계물질에 노출된 주인공은 서서히 외계인들과 같은 모습으로 변해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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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영화는...

전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으나 몇가지 특별한 점을 짚어 본다면, 첫째로는 구성방식이 참신하다. 시작부터 인터뷰장면을 편집하여 20여년간의 외계인들의 상황을 설명하고, 끝까지 다큐를 보는 듯한 편집으로 사실성을 부각한다. 당연히 있을 수 없고, 있지도 않은 이야기지만 영화에 대한 몰입도는 그 구성으로 만들어낸 사실성만큼 높아진다. 비슷한 영화로 [클로버필드 (j.j 애브라함 감독 2006년작품)]를 떠올릴 수 있다. 두번째, 외계인이 등장은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가 중심이 아니다. 주인공의 변태과정과 외계인들을 박해하는 인간들의 이야기가 그 중심이다. 즉, 외계인과의 전쟁이나 갈등이 아닌, 외계인을 매개로한 인간들의 모순이 주된 이야기다. 비슷한 영화로 거대 쓰나미를 인물들의 갈등과 화해의 촉매제로 사용한 [해운대(운제균 감독 2009년작품)]가 있다. 세번째, B급정서가 가득 담겨있다. 물론 저예산으로 만든 영화치고는 시각효과도 뛰어나고 물량공세도 어마어마하다. 상대적인 저예산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영화 속 전투장면에서 폭발하는 사람이나 사지가 찢겨나가는 사람 등의 장면은 피터잭슨이 [데드얼라이브 (피터잭스 감독 1991년 작품)]에서 보여준 그의 취향을 듬뿍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지의 제왕 (피터잭슨 감독 2001년 작품)]에서 보여준 막힘없는 내러티브 능력도 놓치지 않았으니 그저 흐믓하게 관람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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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는...

중요한 것은 영화 전반적으로 깔린 인간들에 대한 감독의 시선이다. 우리와는 다른 존재에 대한 두려움과 그들의 능력에 대한 질투는 그들을 혐오하고 박해하는 중요한 기제로 작용한다. 그들의 무기는 우리보다 뛰어나고, 그들의 능력도 우리보다 월등하다. 그러나 그들은 소수이고 우리는 다수다. 그들이 번식하는 것을 경계하고 우리와 섞이는 것을 차단한다. 놓은 철조망 속의 그들은 제거의 대상이며 골치덩어리이자 우리들이 우주에서 가장 월등한 존재가 아님을 증명하는 눈에 가시일 뿐이다. 그러기에, 그들과 같은 모습으로 변해가는 주인공은 그런 자신이 혐오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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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영화는...

시선을 조금만 넓게 본다면, 영화 속 외계인들은 그냥 외계인이 아니다. 다시 말하면, 외계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요하네스버그에 수용된 외계인. 그들이 갖힌 디스트릭트9. 영화에서 감독은, 혹은 제작자인 피터잭슨은 다수인 우리들과 다른 존재에 대한 우리들의 어두운 시선을 멀리서 관망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조금 비약해 본다면, 우리 주변에 우리와는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보이지 않는 "디스트릭트9"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아직도 많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에게 보이지 않는 울타리를 만들고, 먹이를 던져주면서 자위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 볼만하다.

디스트릭트 9
감독 닐 브롬캠프 (2009 / 미국)
출연 샬토 코플리, 윌리엄 앨런 영, 로버트 홉스, 케네스 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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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풍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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