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1.19 [아바타] 침략의 전주곡
  2. 2009.03.31 [아포칼립토] 궁색하기만한 자기 합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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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아바타]열풍이다. 한국 누적 관객 수가 천만에 육박하고, 전 세계에서 벌어드린 돈이 16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런 기세라면 제임스 카메론감독의 전작 [타이타닉]의 기록은 쉽게 돌파할 것이다. 그러나 흥행과 더불어 논란도 광풍이다. 미국 보수진영에서는 현 민주당 정권에게 힘을 실어주는 영화라 비판하고, 바티칸에서는 자연숭배를 조장하는 비기독교적 영화라 내뱉었다. [원령공주], [늑대와 춤을],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포카혼타스] 등의 영화를 노골적으로 표절했다는 주장도 퍼지고 있다. 그런데 왜 영화의 흥행은 멈추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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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의 이야기

 

지구의 자원위기로 “판도라”행성의 자원을 캐러 온 인간들은 원주민 “나비”족과 대립한다. 교섭은 실패로 끝나고 군산복합체는 무력으로 수억년 공존했던 “나비”족과 그들의 자연을 침략한다. 그리고 “나비”족은 아바타의 몸으로 다시 살아난 “제이크”와 함께 인간들과 마지막 결전을 치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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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의 힘

 

[아바타]는 블록버스터에서 놓치기 쉬운 이야기를 명쾌하고 짜임새 있게 담아냈다. “홈트리”가 무너질 때 관객은 눈물짓고 “쿼리치”의 최후에서 관객은 환호한다. “제이크”와 “네이티리”의 수줍은 사랑도 영화 속 큰 재미이다. 그러나 [아바타]의 진정한 힘은 시각적 향연이다. 3D상영을 목적으로 만든 영화답게 시각적 쾌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영화는 162분이라는 길고 긴 상영시간 내내 관객이 스크린에서 눈을 돌리지 못하게 만든다. 그 힘이 [아바타]의 흥행 돌풍의 주역이다.

 

 

[아바타] 최고의 재미

 

흥미롭게도 [아바타]의 최고의 재미는 영화 속에 있지 않다. 영화 속 수많은 명장면이 무색할 만큼 뻔뻔하고 웃기며 희한한 기사가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자원을 얻기 위한 인간의 “나비”족 학살이 조지 부시의 이라크전쟁을 연상시키며 이것은 곧 미국이 전쟁광, 환경파괴범으로 그려지는 것이고 특히 군산복합체를 악의 근원으로 보게 되고, 이는 민주당에게 꿀 같이 달콤한 영화일 것”이라는 미 보수진영의 비판이다. 아니, 잘 생각해 보자. 그들이 비판한 내용은 사실아닌가. 명분없는 이라크 전쟁으로 중동지역 오일패권을 장악한 그들이다. 군산복합체의 떡고물 뜯어먹으며 연명하는 그들이다.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서 지구를 병들게 하는데 책임은 아주 조금 지고 있는(그나마도 떠밀려서) 그들이다. 그래, 니들 말이 맞다. [아바타]는 그 사실을 아주 조금 영화에 반영했을 뿐이다. 그런데, 영화의 배급은 20세기 폭스(미국의 대표적 보수언론 폭스뉴스와 같은 계열사)가 맡았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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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의 진실

 

[스파이더맨3]가 생각난다. 기름으로 더럽혀진 미국(블랙 스파이더맨)에서 자랑스럽고 영광스러운 미국(원래 스파이더맨)으로 돌아오고, 중동(샌드맨)은 스스로 반성하고 미국에게 사과해라 라는 더러운 메시지를 담고 있었던 영화다.(http://ewmsis.tistory.com/5)

[아바타]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영화는 인간을 악으로 규정하지만 이에 대항하는 “나비”족은 자연과 공존할 뿐 스스로를 지킬 힘을 지니지 못한 존재다. 결국 그들은 “제이크”를 통한 구원을 바라며 갈등 해소의 주체가 아닌 객체로서의 위치만을 고수한다. 이것은 [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 보여진 백인 메시아주의의 연장이며, 나아가 ‘원주민’들은 평화를 스스로 지킬 수 없는 수동적 존재라는 사실을 내포한다. 이미 수동적 존재로 규정되어진 “나비”족의 영화 속 승리는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 3부작으로 기획된 이 영화의 시작은 열면 절대 안되지만 너무나 탐이 나는 “판도라 상자”를 “제이크”를 통해 살짝 열며 끝을 맺는다. 그리고 이미 예견된 침략과 점령의 출발점이다. 모습은 같으나 본질이 다른 존재, “제이크”는 “나비”족의 구원자이며 종말자다. 그리고 이것은 제국주의 침략의 속성과 동일하다.

Posted by 지풍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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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토
감독 멜 깁슨 (2006 / 미국)
출연 루디 영블러드, 달리아 헤르난데즈, 조난단 브리워, 라울 트루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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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문명은 외부의 침입에 의해 정복당하기 전에 내부로부터 먼저 붕괴된다" - 윌 듀런트


 영화 시작부터 문제다


우리가 다소 생소한 이야기인 마야문명을 매우 적나라하고 파격적으로, 그리고 긴장감있게 그린 [아포칼립토]는 그 영화의 시작과 동시에 - 영화 제작사의 로고가 지나가기 무섭게 논란의 여지를 보여준다. 윌 듀런트의 인용문을 넣지 않았다면 영화는 단순한 액션영화로서의 완성도와 흥행성, 그리고 당시의 문화를 뛰어나게 묘사했다는 부분에서 호평
을 받았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카데미는 윌 듀런트의 일용문 한줄로 이 영화를 선택할수도 있다.
 


문명을 판단하는 왜곡된 기준. 그것은 일반화된 서구의 시선.


각 민족, 혹은 국가, 혹은 문명마다 각자 특수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고 또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문명을 판단하는 기준은 다분히 주관적이고 상대적이다. 영화 "로빈슨크루소"의 첫장면이 생각이 난다. 무인도에 떨어진 친종교적인 로빈슨은 해변에서 원주민들이 사람을 먹는 장면을 보고 "죄악"이라 생각해 원주민을 죽이다. 그 중 한명의 원주민을 살린 뒤 자신의 노예로 사용한다. 그때 원주민은 "친구가 죽으면 그 시신을 먹어야 친구의 영혼이 좋은 곳으로 간다"라는 특수한 문화를 이행하고 있었을 뿐이다. 종교적 관점에서, 혹은 인간적 관점에서 "식인"의 행위는 말할 필요 없이 죄이지만, 문화적으로 다가간다면, 그것은 단순히 그 원주민들의 관습일 뿐이다. 이것을 나쁘게 보고 그들을 "신"의 이름으로 처단한다는 생각 자체가 문화의 상대성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과연 그들의 기준을 옳다고 말할 수 있을까?

 

누구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인가, 그것이 과연 옳은 것이가.

 

우리는 알게 모르게 서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특히나 영화를 접할 수 있는 통로가 "주말의 명화"와 "명화극장"이었을 시절, 가장 감수성이 예민했던 청소년기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 영향을 꽤 커다란 것이다. 우리는 미국(혹은 서구)을 아름다운 나라라고 인식하며 살았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이상적인 곳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 뿐만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서구적인 기준으로 변해왔다. [록키]는 소련 사회주의자를 쳐부수는 정의의 사도였고, "백인만 도와주는" 슈퍼맨은 우리의 영웅이었고, 다른 나라의 문화와 유적을 훼손하는 도굴꾼 [인디아나 존스]의 모험에 열광했다. [아포칼립토]는 그러한 시선을 가진 자들이 만든 기만적인 영화다. "신대륙발견"이라는 건방진 생각의 왜곡된 역사를 아직도 부르짖는 그들은 영화속의 마야문명을 미개하고 야만적인, 그리고 비인간적인 "동물"들로 표현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서 영화 도입부에 인용문을 삽입, 자신들의 "학살"을 정당화하기 위한 비겁한 장치로 사용하고 있다. 오히려 그들의 이런 파렴치한 행위가 불쌍해 보이기까지 한다.

 

 

 

높은 영화적 완성도, 짜증나는 그들의 논리

 

영화는 전반적으로 완성도과 굉장히 높다. 사실적인 고증과 묘사로 그 어떤 영화보다 집중하기 쉽다. 또한 영화 중후반부터의 추격씬은 아마 몇년간 영화인들에게 회자될만한 명장면일 것이다. 언어도 영어가 아닌 마야의 언어(확실하진 않다)를 사용한 것도 과감한 시도이며, 이를 통해 관객이 영화를 보다 사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 영화가 그 사회 혹은 국가의 이데올로기를 반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뻔뻔한 궤변을 당연하다는 듯이 외친다는 것은 부끄러운 짓이다. 그들의 논리는 여전히 변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심화된다. [unite 93]에서의 패트리어티즘, 뻔뻔하게 돌아오고 있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록키 발보아] [슈퍼맨리턴즈] [인디아나존스4] [다이하드4]. 우리는 이러한 팍스아메리카나를 외치며 돌아오는 복고 영화들에 대해서 과연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문화적 영역에서의 그들의 이데올로기 공세를, 그리고 뻔히 보이는 미패권주의(혹은 미우월주의)를 지속하기 위한 그들의 노력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알고는 있나....진정한 야만은 너희들이라는 것을...


 이런 뻔뻔하고 창피한 영화들을 계속 만들어간다면, 난 당당하게 말하고 싶다. 멀쩡한 원주민이 있는 대륙을 "신대륙"이라 자처하며 문명을 파괴하고, 인디언을 "개척"이라는 이름으로 학살하고, 각 국가의 전쟁을 조장하며 무기를 팔아 부를 축척하고, 노근리에서 우리민족을 학살하고, 베트남, 파나마, 소말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레바논, 등등등등등 에서 학살을 자행한 너희들이야 말로 진정한 "야만"이다. 


※ 이 글은 2007년 2월 9일 본인의 미니홈피에 포스팅한 글을 수정한 글입니다.

Posted by 지풍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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