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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29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 욕심이 부른 참사


일단, 1편을 돌아보실까?

2007년, 아니, 보다 1~2년 전. 트랜스포머의 제작계획이 나오고 티저광고가 나왔을 때, 많은 영화광들이 말그대로 열광했었더랬다. 변신하는 로봇이 나오는 영화를 찍겠다니. 말이 될 법한 일은 아니였다. 블록버스터를 떡주무르듯 찍어내던 마이클 베이가, 말이 필요 없는 스티븐스필버그가 연출과 제작을 한다 했을 때, 그제야 조금 기대가 되기 시작했더랬다. 그리고 개봉한 트랜스포머. 글쎄. 신기하긴 했지만, 너무 빠르게 변하는 로봇들에 눈이 어지러워 지고, 소름끼치게 멋졌던 변신장면이 반복될수록 식어버린 피자처럼 퍽퍽한 이물감이 남았더랬다. 그래도!!!!! 변신하는 로봇들이 치고 박으며 싸우는 장면에서 느꼈던 쾌감은 잊을 수 없다. 그리고 스타스크림이 도망가면서 당연히 속편이 나올 것이라 예상했고, 그에 앞서 이미 마이클베이감독은 3편까지 시리즈를 제작할 것을 천명했었다. 그리고 그 두번째가 찾아왔다. 그런데......

새로 등장한 디셉티콘 로봇. 로봇이 너무 많아 이름이 무엇인지 감이 안잡힌다.

이건 뭐지?

일단 리뷰이기에 내용은 빼자. 그러나 150분의 런닝타임동안 내 머릿속을 지배한 생각은 "이건 뭐지?"였다. 뭐, 말해야 입만 아프지만 기술적 수준은 흠잡을 곳이 없다. 1편보다 늘어난 CG와 많아진 로봇의 대결 장면은 그 자체만으로 기립박수감이다. 여전히 마이클베이 감독은 많은 컷을 짧은 시간에 교차시키고 카메라를 흔들며 그 빠른 화면 속도에 질세라 많은 로봇들이 변신과 결투를 반복한다. 말 그대로 관객의 정신줄을 잡을 틈을 제공하지 않는다. 1편의 신선함은 많이 사라졌지만, 커진 스케일이 그 단점을 뒤엎을 정도다. 그런데 이건 뭐지?

헐리웃에서 가장 잘 나가는 배우 샤이어 라보프. 그의 소년같은 이미지는 영화에 잘 어울린다.

소탐대실이라 하였던가

한간에는 많은 로봇인형을 팔기위해 60여대의 로봇을 등장시켰다고도 하지만, 역시 과유는 불급이라, 과도한 로봇은 영화에 악재였다. 150분에 구겨 넣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넣어 보자고 작정한 듯, 영화는 시각적 즐거움마저 따라잡기 버거울만큼 산만하다. 또한 내러티브의 작위적 설정의 반복은 당연히 자연스런 극의 흐름을 방해하고, 그러다 헛웃음까지 유발한다. 그 작위적 설정은 마치 프리즌브레이크가 시즌을 거듭하면서 초심을 잃고 수습이 안되던 것과 비슷하다. 우연이 반복되면 인연이라 했던가. 그러나 영화에서 우연의 반복은 짜증일 뿐이다.

그래도 범블비는 너무 좋다. [트랜스포머 비긴즈:범블비의 탄생] 이런 영화 나오면 좋겠다.

욕심이 부른 참사

블록버스터를 본 뒤 느끼는 허무함은 이제 익숙해 졌다. 시각적 즐거움이나 스펙터클에 기대하는 마음이 있더라도, 동일방식설정을 지닌 블록버스터는 관람 횟수가 늘어나면 날수록 느끼는 즐거움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매트릭스] 시리즈, [캐리비언의 해적], [스파이더맨] 등의 거대자본투입과잉스펙터클롤러코스터 블록버스터들도 속편을 거듭할 수록 이러한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이러한 속편의 저주는 숙명적인 것은 아니다. [배트맨]에서 보듯, 블록버스터 역시 진보가 가능하다. 그리고 관객은 그러한 영화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물론, 이것은 나처럼 블록버스터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들만이 가지고 있는 기대일 수도 있지만...

꼬리

겁쟁이가 된 메가트론과 스타스크림은 과연 3편에서 어떻게 나올까. 1편 메가트론의 카리스마가 그리워진다.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감독 마이클 베이 (2009 / 미국)
출연 샤이아 라보프, 메간 폭스, 이자벨 루카스, 레인 윌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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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풍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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